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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김혜남 2022 메이븐 》. 사실 처음부터 이 책을 읽으려고 했던 건 아니다. 다른 책을 읽으려고 손을 뻗었는데 그 책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옆에 있던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처음부터 읽을 생각도 없었다. 그냥 중간쯤 아무 데나 펼쳤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곳에서 내 눈을 붙잡은 이야기가 있었다.
》이라는 제목이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건강하고 모든 일이 잘 풀린 사람이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예상하지 못한 병을 만났고, 삶의 속도를 멈춰야 했고, 그럼에도 자기 인생을 계속 살아낸 사람이 건네는 이야기였다. 엄청난 약력을 가지신 분이다.
나는 아직 건강하다 책을 덮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직 건강하다. 물론 내게도 힘든 일이 있다.
관계 때문에 마음이 무너질 때도 있고, ‘왜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될까’ 싶은 순간도 있다.
그런데 파킨슨병이라는 큰 짐을 지고 살아온 사람도 나와 비슷한 관계의 문제로 고민했고, 상처받았고, 그 시간을 지나왔다. 그 사실이 이상하게 위로가 됐다.
힘들 때마다 이상하게 책을 찾게 된다
“정신과 의사도 힘들었구나.” “이 사람도 관계 때문에 아팠구나.” “그래도 살아냈구나.” 책이 내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은 아니다.
그런데 가끔 책은 해결책보다 더 중요한 것을 준다. 아팠지만 삶은 계속되었다.
‘너만 그런 게 아니야.’ 누군가 먼저 그 길을 지나갔다는 사실 하나가 오늘을 견딜 힘이 되기도 한다.
처음부터 읽으려고 집어 든 책도 아니었고, 우연히 중간을 펼쳐 읽었을 뿐인데 지금 내 마음에 꼭 필요한 이야기를 만났다.
그래서 나는 아마 다음에 또 마음이 힘들어지면 책을 찾을 것 같다.
때로는 내가 책을 고르는 것 같지만, 이상하게도 어떤 날에는 책 한 권이 나를 먼저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으니까.
김혜남 박사의 《 》이 오늘 나에게는 그런 책이었다.
[책리뷰]비교 대신 나에게 집중하는 법, 정은숙 《오십의 태도》 40대를 건너 50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 이 책을 만났습니다.
정은숙 작가의 《오십의 태도》는 거창한 성공...
오히려 바닥을 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나는 마음이 힘들 때 책을 찾는다. 생각해보면 책 제목들을 한참 들여다보고 있는 날은 대개 마음이 힘든 날이었다.
책장 앞에 오래 서 있게 된다. 며칠 전에도 그랬다. 침대 옆에 책 한 권이 놓여 있었다. 김혜남 박사의 《
시어머니와의 갈등에 관한 이야기였다. 순간 궁금해졌다. ‘정신과 의사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아마 나와는 다르겠지 싶었다.
정신과 의사이고,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본 사람이니까 가족과의 갈등도 훨씬 지혜롭게 풀어냈을 것 같았다.
정신과 의사는 가족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까
그런데 읽다 보니 뜻밖이었다. ‘어? 이분도 나랑 그렇게 다르지 않네.’ 갈등이 있었고, 상처가 있었고, 같은 문제가 반복되기도 했다.
상대방을 바꾸려고 애쓰는 것보다 결국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안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갈지를 다시 선택하는 것 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왔다.
상대방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게 아니라 나를 업그레이드하는 것.
살다 보면 아무리 설명해도 나를 이해하지 않는 사람이 있고,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 관계가 있다.
그때마다 상대를 바꾸려고 매달리다 보면 정작 내 마음이 먼저 닳아버린다.
일이 잘 풀리고 마음이 편안할 때보다
어쩌면 필요한 것은 그 사람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저 사람은 저런 사람이다.’ 인정하고 그 사람 때문에 흔들리는 나 자신을 조금씩 단단하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의사에게는 더 큰 시련이 있었다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이 김혜남 박사의 삶이었다.
그녀는 정신분석 전문의로 한창 활동하던 40대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자신의 분야에서 가장 왕성하게 일해야 할 때였다.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았을까.
그런데 어느 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말을 듣지 않는 병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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