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그냥 넘기기 어렵더라고요.
실험실에서 만든 작은 ‘인공 우주’에서 시간이 스스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가 “시간이 정말 우주의 기본 요소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풀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2만 4천 개 원자로 만든 인공 우주

시간은 정말 항상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우주 안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 때 비로소 만들어지는 것일까.
영국 버밍엄 대학교 연구팀은 이 질문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실 안에 초소형 양자 인공 우주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절대영도보다 불과 수십억 분의 1도 높은 온도까지 냉각한 초저온 원자 2만 4천 개를 이용했다.
이후 서로 다른 주파수의 레이저 두 개로 만든 얇은 장벽을 이용해 원자 구름을 두 영역으로 나눴다.
하나는 관측되는 ‘밝은 영역’, 다른 하나는 관측되지 않는 ‘어두운 영역’이었다.
이 작은 우주 안에서 밝은 영역은 계속 팽창과 수축을 반복했다.
이는 우주가 탄생하며 급격히 팽창하는 빅뱅과, 반대로 우주가 다시 수축하는 가상의 사건인 빅 크런치를 단순화한 형태와 비슷했다.
놀라운 점은 연구팀이 외부의 시계 없이도 이 인공 우주 내부의 변화만으로 사건의 순서를 재구성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즉 시간은 바깥에서 일정하게 흐르는 배경이 아니라, 양자 시스템 내부에서 일어나는 변화 때문에 만들어질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시간은 우주의 기본값이 아닐 수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현대 물리학의 일부 이론은 시간이 우주의 가장 근본적인 요소가 아닐 가능성을 제기한다.
대표적으로 양자중력 연구에서 등장하는 휠러-드윗 방정식은 우주 전체를 하나의 양자 상태로 설명하는데, 여기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의미의 시간이 포함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과거에서 미래로 흐르는 시간을 경험하는 걸까. 이번 실험에서 답은 ‘엔트로피’였다.
엔트로피는 쉽게 말해 시스템 안에서 에너지와 입자가 얼마나 퍼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연구팀은 원자들이 밝은 영역과 어두운 영역 사이에서 이동하며 엔트로피가 변할 때 시간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행동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입자의 분포가 변하면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 나타났고, 변화가 멈추면 시간 역시 사실상 멈췄다. 바론티니 교수는 이를 ‘엔트로피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이 시간은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시간의 화살’을 만들었고, 인공 우주가 팽창하거나 수축하는 상황에서도 사건을 올바른 순서로 배열했다.
또 엔트로피 변화 방식에 따라 시간의 속도도 달라질 수 있었다.
[맥스웰의 도깨비] 엔트로피란 정보량이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양자역학의 핵심 방정식인 슈뢰딩거 방정식 역시 이 엔트로피 시간을 이용해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외부 시계 없이도 양자 시스템 내부 변화만으로 미래 상태를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인공 우주 실험은 빅뱅 직후 초기 우주, 블랙홀, 양자중력처럼 실제 관측하기 어려운 현상을 실험실에서 검증할 가능성을 열었다.
바론티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시간이 우리가 생각하는 외부의 시계가 아니라, 시스템 내부 변화에서 정의될 수 있다는 첫 번째 통제 실험 증거”라고 말했다.
출처: Science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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