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분위기가 꽤 달랐어요.
전 세계적으로 근시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사람들의 눈 모양이 실제로 변하고 있다는 뜻이며, 전문가들은 이를 새로운 ‘시력 전염병’으로 보고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길어진 안구, 늘어나는 근시 인구

전 세계 사람들의 눈이 조금씩 근시로 변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시력이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눈 자체의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과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인구 3명 중 1명은 근시다. 전문가들은 2050년이 되면 약 48억 명, 즉 세계 인구 절반 가까이가 이 질환을 겪을 것으로 예상한다.
근시는 눈으로 들어온 빛이 망막 위가 아니라 망막 앞쪽에 초점을 맺으면서 먼 곳이 흐릿하게 보이는 현상이다.
많은 사람이 렌즈나 안경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원인은 안구의 길이 변화인 경우가 많다.
사람은 태어날 때 대부분 약간 원시 상태다. 성장 과정에서 눈이 커지면서 정상적인 초점이 맞춰지지만, 일부 사람은 안구 성장이 멈추지 않고 앞뒤 길이가 지나치게 길어진다.
영국의 소피 커버데일 박사는 “안구 길이의 증가가 시야를 흐리게 만들고 여러 안질환 위험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근시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는 점이다. 심한 경우 망막박리, 황반변성, 녹내장 같은 심각한 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
현재 고도근시 인구는 약 5억 명으로 추정되며, 앞으로 25년 안에 두 배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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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과학자들은 근시를 주로 유전 문제로 생각했다. 실제로 이와 관련된 유전자 변이는 수백 개 발견됐다.
하지만 최근 수십 년 사이 근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속도는 유전 변화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햇빛 부족과 실내 생활이 눈을 바꾼다
연구자들이 주목하는 가장 큰 요인은 교육 환경과 실내 생활이다.
호주 국립대학교의 이언 모건 교수는 “공부 시간이 긴 아이들이 더 높은 비율로 근시가 된다는 사실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중국, 싱가포르, 대만, 한국처럼 학업 강도가 높은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학생들의 근시 비율이 특히 높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 졸업생의 80~90%가 근시를 갖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단순히 나이가 들면서 눈이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학교 환경 자체가 영향을 준다.
같은 나이의 아이들을 비교했을 때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유치원에 있는 아이들보다 근시 발생률이 높았다.
또 다른 핵심 요인은 야외 활동 부족이다.
약 20년 전 호주 시드니 어린이 4천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적은 아이일수록 근시가 더 흔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아이들이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자 근시 진행 속도가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이유는 빛에 있다. 강한 자연광은 망막에서 도파민이라는 신호 물질 분비를 촉진한다. 도파민은 안구가 지나치게 길어지는 것을 막아 준다.
실제로 대만은 2010년부터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매일 최소 2시간 야외 활동을 하도록 장려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이후 어린이 근시 비율은 절반 수준까지 감소했다.
밤에 밝은 화면 보면 황반변성 위험 31% 높아진다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도 의심받고 있다. 2025년 30만 명 이상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화면 사용 시간이 1시간 늘어날 때 근시가 2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자들은 화면 자체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오랫동안 보는 행동이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독서, 스마트폰 사용, 세밀한 작업처럼 가까운 곳을 계속 보는 활동은 시력 저하와 관련이 있다.
전문가들은 20분마다 약 6m 이상 떨어진 곳을 20초 동안 바라보는 ‘20-20-20 규칙’이 눈 피로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미 생긴 근시는 완전히 되돌리기 어렵지만 진행 속도를 늦추는 방법은 등장하고 있다. 특수 콘택트렌즈, 저농도 아트로핀 안약, 적색광 치료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이런 치료법들이 안구 길이 증가 속도를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
연구자들은 근시 증가가 피할 수 없는 미래가 아니며, 생활 습관과 예방 정책을 통해 충분히 늦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출처: BBC Science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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