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별일 아닌 줄 알았어요.
<호프> 국내에서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던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가 북미에서 반전을 쓰기 시작했다.
개봉 첫날 할리우드 대작들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하면서 글로벌 흥행에 청신호를 켰다.
<호프>는 지난 9일(현지 시각) 북미 1560개 극장에서 개봉했다.
현지 집계에 따르면 개봉 첫날 약 110만 달러(약 1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일일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한국어 영화로는 <기생충> 이후 가장 넓은 규모의 북미 개봉이다.


박스오피스 모조 홈페이지 캡처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경쟁작이다. 이날 <호프>보다 앞선 작품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뿐이었다.
특히 <호프>는 3000개가 넘는 극장에서 상영 중인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마저 제친 것으로 전해졌다.
상영관 규모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거둔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역대 한국영화의 북미 성적과 비교해도 눈에 띈다. 2007년 심형래 감독의 <디 워>는 미국 개봉 첫날 약 16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당시 한국영화 최고 기록을 세웠다.
<호프>의 첫날 110만 달러는 이에 근접한 수준이다. <디 워>는 당시 2277개 극장에서 첫날 160만 2000달러, 개봉 첫 주말 537만 6000달러를 기록했다.
북미 흥행은 국내에서 다소 아쉬웠던 성적을 만회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지난 7월 15일 국내 개봉한 <호프>는 9월 9일까지 누적 관객 454만 7018명, 약 3637만 달러(약 49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국내 극장 흥행만으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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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호프>는 애초부터 국내 시장만을 겨냥한 작품이 아니었다.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을 비롯해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해외 배우들이 참여한 글로벌 프로젝트인 데다 북미에서는 <기생충>을 배급했던 네온이 배급을 맡았다.
이에 북미를 비롯한 해외 극장 흥행이 본격화되면 국내 성적만으로 판단했던 수익성 계산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현지 평가 역시 나쁘지 않다.
11일 기준 미국 영화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호프>는 평론가 지수 79%, 관객 지수 80%를 기록하고 있다.
평론가들은 작품의 과감한 SF 세계관과 프로덕션, 액션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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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매체의 반응도 뜨겁다. 미국 에스콰이어는 <호프>를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와 비교하며 새로운 대형 SF 프랜차이즈로 발전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데일리 비스트 역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야심 찬 SF 대작이라며 강렬한 액션과 스펙터클을 호평했다.
반면 156분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과 일부 CG, 후속편을 염두에 둔 듯한 결말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도 나온다. 국내에서는 호불호 속에 450만 관객을 넘어선 <호프>.
이제 시선은 북미를 비롯한 해외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첫날부터 박스오피스 2위라는 예상 밖의 출발을 알린 만큼, 글로벌 흥행이 국내에서 채우지 못한 제작비 부담을 얼마나 덜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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